스포 있음 좋은 시절의 파리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파리의 딜릴리를 아주 기대하고 있다가, 개봉하는 날 보고 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쾌했고 결론적으로는 이 영화 별로였다. 주인공인 유색인종 여성 딜릴리는 깜찍한 리본을 머리에 달고 줄넘기하기를 좋아하는 "깜찍한 소녀"였고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오렐은 "잘생긴 백인 소년"이었다. 오렐의 절반이나 되는지 모르겠는 작은 체구의 딜릴리는 영화 내내 당찬 발언과 행동으로 관객들의 지지를 얻었지만 사실은 그냥 당찬 쪼끄만 여자애일 뿐이었다. 오렐과 딜릴리가 어울려다님을 생각할 때 둘이 나이 차이가 있을지라도 또래일텐데- 딜릴리가 당차고 똑똑하게 그려지긴하지만 어쨌든- 여전히 유아적인 외형과 특성을 많이 갖고 있다. 당대 파리의 유명인사들을 "얘들 다 ..
잘난척 하지만 난 얼마나 고고한가 싶은
순간을 느끼면서 -만끽하면서- 오후를 보냈다 사온 책을 읽기시작했는데 유년시절 브라질에서의 여름 휴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콜미바이유어네임이 생각나기도 하고. 폰하다 책 읽다를 반복하면서 여유를 부렸다 팟캐스트 말고 실시간 라디오가 듣고 싶어서 마이튠즈라는 어플을 다운 받아 칠아웃 재즈 팝 뉴스 등의 여러 장르를 그리고 영국 한국 독일의 국가 설정을 왔다갔다 하다가 지금은 독일 뉴스 채널 하나를 듣고 있다 나스탸가 한국어가 그렇다고 말했던 것처럼 나또한 독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진행자의 sch r ch 발음을 노래처럼 음미하고 있다 문득 식초대신 가끔 사용했던 발포비타민 한국 고춧가루가 너무 비쌌나 없었어서 대신 사용했던 아주 매운 칠리 가루 그런 것들이 떠오른다 유럽사람 치고는 평균 이상..
Don't. Eat. Visitors.오늘은 S와 포토벨로 마켓에 갔다가, 저녁에 스페인 타파스 레스토랑을 가고 저녁에는 테이트 모던의 카페에서 야경을 보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열두시께 되어서야 설렁설렁 나갈 준비를 하고, 저 세개 중에 하나 정도 클리어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게 보통의 나인데 오늘 일정은 좀 빡빡했다. 또 시간 딱 맞춰 집을 나선 나는 교통체증이 필수 동반되는 버스를 못타고 종종걸음으로 15분 가량을 걸어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그 때 보게 된 자연사박물관 광고가 귀여워서 한 컷.마켓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냥 뭐 먹을 거 좀 있고 건물 외벽 좀 예쁘고 그렇겠지? 정도 생각하고 갔는데 여태 가본 마켓 중에 사람 제-일 많았고 자기만의 개성으로 채워진 매대가 아주 길게 줄지어 있었고 먹을 것..
이건 일요일. 어쩌다 챙겨오게 된 서울 방의 사진 엽서들을 휑하니 하얗기만 한 벽 두군데에 붙였다. 사진은 괜찮은데 엽서들은 두께-무게가 있다보니 떨어지기 일보직전이다 그냥 뗄까 싶다 그리고 이 날 한인마트를 들렀었다 많이 안샀다고 생각했는데 16파운드 넘게 나왔고.. 그 날 저녁이었을 거다 이날은 구름이 좀 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노을이 정말 예술이었다 아주 선명한 분홍 다홍 보라 군청 다 있었다.월요일.학교 시작했다. 수업 내용으로 인해 선생님을 포함한 반 구성원 모두가 여성이었고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빈에서는 일본인이 진짜 많았는데 여기는 중국인이 정말 많다. 계속 혼자 있다가 학교가서 말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니 좋았다. 이른 오후까지 있던 웰컴토크랑 첫수업, 등록과정 다 지나고 좋아하는 (..
런던 오는 비행기 안에서 봤다.사실 비행기에서 영화보면 집중을 많이는 못해서 막 깊이 있게 감상하기는 힘들다. 음악도 잘 안들리고 그래서 영화의 진가를 못 알아볼 수도 있다. 이걸 다 본 다음에는 콜미바이유어네임을 봤는데 솔직히 그건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었고. 레이디 버드는 좋았다.사실 내용 자체가 막 새로운 건 아니었다. 자의식 강한 고등학생이 '잘 나가는'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소중한 원래의 친구를 외면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원래 친구에게 돌아가는 류의 플롯은 굉장히 많은 하이틴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으니까. 그치만 레이디버드에서 정말 좋았던 부분은 가족-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엄마 마리온-과 관련된 부분이었던 거 같다 그러니까 마리온의 '억셈' 그의 대사 등이 좋았다 그는 크리스틴과의 관계성..
내가 아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낯선 모습을 볼 때
이 곳의 사람들에게는 피크닉이 아주 일상이라는 걸 종종 느낀다.어제는 그저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꼈기 때문에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했으나 저녁 쯤 되니까 좀이 쑤시고 너무 리젠트파크에 가보고 싶어졌다. 나갈때 마다 한시간 넘게씩 들여서 화장하고 옷을 입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라 화장하지 말고 나가보자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고 (최근 나의 거의 제일 큰 화두이다) 그래서 저녁을 잘 챙겨먹고(뿌듯- 비록 레토르트 식품의 향연이었긴 하지만. 오늘 한인마트 갈거니까!) 세수하고 이 닦은 후에 선크림만 발랐다. 더워서 머리를 묶는게 나을 것 같아 정말 오랜만에 머리를 위로 묶고 거울 속의 나를 체크한 후에 집을 나섰다. 사실, 화장을 안했다고 해서 준비과정이 이렇게 한문장으로 끝날 만큼 또 짧았던 건 아니..
26일부터 런던이었다.떠나는 날은 비가 많이 왔다. 그때쯤부터 장마가 시작되었기 때문. 정말 절묘하게 장마 첫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왔다 이번에는 운좋게 영국항공의 직항을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가격에 (성수기임을 감안할 때) 구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귀찮은 경유 없이 나름 편안하게 도착했다. 다만 이륙 전에 기내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서 좀 더운 상태에서 한시간 여를 기다렸다 그런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지난 여름 빈으로 떠날 때 이북을 구매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외국살이를 이렇게 금방 또 하게될 지는 몰랐는데 어쨌든 해외에 갈 때 종이책을 무겁게 들고다닐 수는 없으므로 . 바보같이 음악을 다운 받지도 새 책을 구매하지도 않았어서 갖고 있는 책 중 가장 좋아하는 쇼코의 미소를 또 읽었다. 크레..